이 눌암(1725-1830) 진영은 대각국사 진영을 모본(母本)으로 하여 그린 듯이 자세 지물은 물론 의자와 복식의 형상 그리고 주름선 심지어 색감까지도 거의 일치한다. 반면에 옆에 놓인 서안(書案)은 도선국사 진영의 것과 거의 같다. 따라서 이 그림은 기존의 두 진영을 모본(母本)으로 하여 그려진 것이다. 비록 도상의 독자성은 없지만 스님의 수행을 지켜주었다는 호랑이와 법문을 들었다는 비둘기가 묘사되어 있는 등 스님에 관한 일화를 삽입시키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이채롭다.